예전에는 서랍 정리를 하다

편지가 눈에 띄면 버릴까 말까를 한참이나 망설였습니다.

다시 읽어 보고는 차마 버리지 못해서

지금도 가지고 있는 편지들이 조금 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받은 편지하며

예전 아이들 엄마한테 받은 편지하며...

제가 정말로 아끼는 소중한 물건들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옛날 같이 손 편지들을

주고 받는 경우는 참...드믑니다


컴을 켜고 편지함을 열고 편지들을 선택한 후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선택한 편지를 삭제하시겠습니까?' 라는

정중한 메세지가 뜹니다.




정중함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건조함과 몰염치,

그리고 비인간적인 느낌에 섬뜩해지기도 하지만

버튼을 눌러 지나왔던 시간과 가슴을 달궜던 것 들을

순식간에 지워버립니다.


그런데,

그런데 물어 보고 싶습니다.

정말 지워지던가요?

아무 흔적없는 것처럼 지워지던가요?